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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몸무게

175 / 67.7

학년/나이

6 / 15

테나시 

6학년

성격

 

단순한, 우직한, 여유로운.

 

아아,귀찮다. 머리를 벅벅 긁는 동시 입꼬리를 올려 씩 웃어버리는 이 소년은 같은 나잇대 또래들의 활동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꽤 멀어보였다. 공부든 사람 관계든 모든지 적당하게. 이것이 소년의 삶의 모토였고 저 나름대로의 선을 그어 타인에게 필요 이상으로 다가가지 않았으며 참견하기 보다는 주로 방관자의 모습으로 주위에 위치해 있었다. 그렇지만 닌타마 최고학년 답게 후배들을 잘 챙겨주는 믿음직한 면도 다분히 있었고, 자신이 말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 탓에 종종 연애상담부터 시작해서 고민상담 등 여러가지 상담도 진지하게 들어주곤 했다. 집중력이 그다지 높지 않은 모양이라 수업은 중간중간 째기 일쑤였고, 무언가 소란이 났다하면 그를 먼저 의심할 만큼 여기저기서 사고도 많이 치고 다닌 모양이다. 결국엔 선생님께 뒷덜미를 잡혀 입을 삐죽 내미는 그를 보고 있으면 인생 참 유유히 사는구나, 하고 생각이 들곤 했다. 아직까지는 이상을 쫓아도 되지 않을까. 어깨를 으쓱이며 나무 그늘에 누워 토끼 모양의 하늘을 바라보면서 그가 했던 이야기였다. 그렇다고 지금을 대충 살겠다는 말은 아니지만, 뒤에 조그맣게 중얼거리며 기지개를 피며 일어선 그의 뒷모습에선 나름 착실히 현재 자신의 감정에 부딪히고 있었던 15살 소년의 모습을 느끼게 했다.

특이사항

분홍색 참 예쁘지 않냐. 온 세상의 분홍색을 좋아했던 소년이었다. 분홍색 물건을 보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졌고, 그래서 끝내 자신의 머리색도 분홍색으로 물들였다. 그런 색은 여자애들이나 좋아하는 색 아냐? 라고 묻는 친구들에게 침착하게 정좌세로 앉혀 분홍색의 위대함을 2시간동안 연설해 그 친구들까지 돌이킬 수 없는 분홍색 신봉자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분홍색을 좋아했다. 또한, 답지 않게 손재주가 좋은 듯 했다. 4학년 때쯤, 키가 불쑥 큰 탓에 급히 수선해야 할 옷들이 많아 의도치 않게 바느질을 많이 한 탓에 저절로 수예 솜씨가 늘어난 모양.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귀여운 인형이나 작은 부적을 직접 만들어서 주기도 했었는 듯, 주머니 속에는 항상 실과 바늘을 가지고 다녔다. 먹성도 좋아서, 저 앞에서 깨작거리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이 밥을 많이 먹어야 건강하지, 하면서 밥 한공기를 더 떠와 많이 먹으라며 그 앞에 놓았다. 수업을 째고 산에서 맛있는 과일이나 벌꿀을 채취해와서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일도 종종 있었다. 교과서는 싫어하지만 독서는 좋아했다. 머리는 만져보면 어찌나 푸석한지 항상 부스스했으며 한갈래로 묶기보다는 반묶음으로 묶기를 더 선호했다. 아무래도 엉킨 머리 빗질하기를 꺼리는 듯. 상대방의 이름을 부를 때는 부끄럽다는 이유로 이름보다는 별명 없이 성으로 불렀다. 좀 더 친분을 쌓으면 호칭이 바뀔 수도.

+이름

하하, 내 이름, 뭘 것 같아? 맞춰봐. 곧바로 답을 알려주긴 싫은지 여유만만한 태도로 씨익 웃어 네 답을 기다리다 곧 네게 복부를 맞아 배를 잡으며 고개를 들지 못하고 고통스러움을 호소하는 그의 이름은 타테나시 세라 ( 世) 였다. 그게 내 이름이야. 이, 이름으로 불러도 괜찮긴 하지만. 뭐랄까, 조금 부끄럽달까… 

+키/몸무게

키 큰게 마냥 좋은 건 아니더라고. 문을 지날 땐 허리를 숙여야 한다는 것을 종종 잊고 항상 자신보다 조금 작은 문 턱에 얼굴을 부딪히고 나서 그제서야 얼굴을 잡고 끙끙거리는 그는 백 칠십오 센치의, 표준 몸무게 67.7키로. 확실히 나이대를 봐서는 키가 조금 큰 편이었다. 양쪽 부모님 다 키가 크신 걸 보니 유전인 것이 확실했으며, 그렇다고 자신이 또래 아이들 보다 키가 크다고 해서 특별히 감흥 같은 것은 없어 보였다. 오히려 항상 맨 위쪽 선반 물건을 꺼내는 역할은 자신이었고 키가 커서 남들보다 눈에 더 잘 뛴다거나 하는 탓에 별로 좋지 않다면서 툴툴거렸다. 평소에 움직이는 것을 상당히 귀찮아하는 그였으나 매일 아침마다 학원 주변이나 뒷산을 꾸준히 달리는 생활은 예외인지, 가끔씩 소매를 걷어올리거나 상의를 벗고 있을 때마다 확연히 드러나 보이는 탄탄한 몸은 꽤 볼만했다. 체력이 그다지 높지 않아 달리기나 수영 같은 운동은 느렸지만 힘은 센 탓에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이나 힘을 쓰는 일에 자주 투입되곤 했다.

+위원회

이유는 단순했다. 자연을 좋아해서 생물위원회로 입부했다. 꽃과 나무, 동물, 곤충들 모두가 그의 친구였다. 심심할 때마다 종종 나무에게 혼자서 말을 걸고 있는 모습을 학원 내의 사람들에게 보여 조금 이상한 사람으로 찍힌 것 같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그 계절 꽃을 찾아주는 것이 취미. 본가에서는 저를 닮은 빨간색 앵무새와 새하얀 털을 가진 수컷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고 했던가, 사이가 참 돈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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